욥기(Job) - 시련과 신앙의 대서사시
프롤로그: 천상의 내기
하늘 왕국의 회의장. 하나님과 천사들이 모여 있는데, 갑자기 '사탄'이라 불리는 영적 존재가 등장합니다.
하나님: "어디 다녀왔느냐?" 사탄: "땅을 두루 돌아다니며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님: "내 종 욥을 보았느냐? 그처럼 정직하고 올바른 사람이 없다." 사탄: (비웃으며) "당연하죠. 그에게 모든 복을 주셨으니까요. 그의 재산을 다 빼앗아 보십시오. 그러면 당신을 저주할 것입니다." 하나님: "좋다. 그의 모든 것을 네 손에 맡기마. 단, 그의 생명은 해치지 말라."
이렇게 욥의 지옥 같은 시험이 시작됩니다.
1막: 순식간에 무너진 삶
우즈 땅에 욥이라는 완벽한 삶을 살던 남자가 있었습니다. 7명의 아들과 3명의 딸, 셀 수 없이 많은 가축과 종들... 그야말로 동방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었죠.
그런데 하루에 모든 것이 변합니다. 연이은 불행의 소식:
- "사베인 사람들이 소와 나귀를 약탈하고 종들을 죽였습니다!"
-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양과 종들을 태워버렸습니다!"
- "갈대아인들이 낙타를 약탈하고 종들을 죽였습니다!"
- "광풍이 집을 무너뜨려 당신의 모든 자녀가 죽었습니다!"
욥은 옷을 찢고 머리를 밀며 땅에 엎드립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왔으니 또한 알몸으로 돌아가리라.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자도 여호와시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어다!"
2막: 건강마저 잃다
천상의 두 번째 회의.
사탄: "사람은 자기 생명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습니다. 그의 건강을 쳐보십시오." 하나님: "좋다. 그의 생명만은 남겨두고 네 뜻대로 하라."
욥은 온몸에 악성 종기가 생겨 재 가운데 앉아 깨진 질그릇 조각으로 자신을 긁습니다.
그의 아내: "아직도 온전함을 지키려 하느냐? 하나님을 저주하고 죽으시오!" 욥: "우리가 하나님에게서 좋은 것을 받았으니 나쁜 것도 받아야 하지 않겠소?"
3막: 친구들의 방문과 '위로'
욥의 세 친구 엘리바스, 빌닷, 소발이 그를 위로하러 옵니다. 그들은 욥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7일 7밤을 말없이 그와 함께 앉아 있습니다.
마침내 욥이 침묵을 깨고 자신이 태어난 날을 저주합니다.
"어찌하여 내가 모태에서 죽지 않았던가... 어찌하여 내가 태어났던가..."
이제 친구들과 욥 사이의 철학적 논쟁이 시작됩니다. 이 논쟁은 무려 35장에 걸쳐 이어집니다!
4막: 끝없는 논쟁의 회전목마
친구들의 논리: "하나님은 공의로우시다.
따라서 네가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은 분명 네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회개하라!"
엘리바스: "누가 죄 없이 망한 적이 있는가? 네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빌닷: "네 자녀들이 죄를 지어 벌을 받은 것이다. 네가 정직하다면 하나님이 너를 회복시키실 것이다."
소발: "네가 받는 고통은 네 죄에 비하면 오히려 가벼운 것이다!"
욥의 반박: "나는 내 삶에서 어떤 죄도 알지 못한다.
하나님이 무고한 자를 벌하신다면, 그것은 불의하다!
나는 하나님과 직접 대면하여 변론하고 싶다!"
이 논쟁은 세 차례에 걸쳐 반복됩니다. 친구들은 점점 더 격렬하게 욥을 비난하고, 욥은 점점 더 강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5막: 젊은 엘리후의 등장
갑자기 젊은 엘리후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욥의 친구들이 제대로 답하지 못한 것에 분노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고통은 항상 벌이 아니라 교육의 수단일 수도 있다. 하나님은 때로 고통을 통해 사람을 교정하신다. 그리고 욥, 당신은 자신의 의로움을 지나치게 주장하며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의롭다고 여기는 죄를 범하고 있다."
클라이맥스: 회오리바람 속의 하나님
마침내 하나님이 직접 회오리바람 가운데서 욥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하나님은 욥의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욥에게 질문을 퍼붓습니다.
"네가 어디에 있었느냐,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바다의 깊이를 측정해 보았느냐?
네가 죽음의 문을 본 적이 있느냐?
네가 번개에게 '가라'고 명령할 수 있느냐?"
하나님은 40장에 걸쳐 자연의 신비와 위대함, 그리고 인간의 한계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욥은 압도되어 자신의 무지를 인정합니다.
"저는 알지 못하는 일을 말했습니다.
저는 귀로만 당신을 들었지만,
이제는 눈으로 당신을 뵈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 자신을 미워하며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합니다."
에필로그: 회복과 축복
하나님은 욥의 친구들에게 분노하시며 욥을 통해 제사를 드리라고 명령하십니다. "너희는 내 종 욥처럼 옳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욥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의 모든 것을 회복시키십니다. 이전보다 두 배의 재산, 일곱 아들과 세 딸(이전과 동일한 수), 그리고 140년의 긴 수명을 추가로 주십니다.
욥기의 교훈
욥기는 단순한 '선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왜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더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 우리는 복을 받기 위해 하나님을 섬기는가, 아니면 하나님 자체 때문에 섬기는가?
- 인간의 고통에는 항상 이유가 있어야 하는가?
- 우리는 신의 섭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욥기는 이러한 질문에 쉬운 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신비 앞에서의 겸손과,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신실함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가르쳐 줍니다.
마지막으로, 욥기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로 이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내가 알기에는 나의 대속자가 살아 계시니 마침내 그가 땅 위에 서실 것이라.
내 가죽이 이렇게 파괴된 후에도, 내 육체가 아닌 상태에서도 나는 하나님을 보리라."
(욥기 19:25-26)